강론

주임 신부님 강론

제목사순 제 2 주간 수요일2026-03-04 08:41
작성자 Level 2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참으로 많은 참고 인내해야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가족들 사이에서, 직장에서, 혹은 가까운 이웃이나 지인들과 관계 속에서 나름대로 좋은 관계를 유지 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려고 하지만, 때로는 나의 선의가 오해를 받고, 까닭 없이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억울한 마음이 분노로 변할 때도 있습니다특히 이민사회에서 무시당하거나 인종 차별 등으로 손해 보고 마음이 미움으로 가득 때도 있습니다.

오늘 1독서의 예레미야 예언자가 바로 그런 처지였습니다. 그는 동족을 너무나 사랑하여 그들이 하느님의 분노를 피할 있도록 눈물로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백성들은 선의를 악으로 갚았습니다. 예레미야를 모함하고, 그의 목숨을 빼앗으려 깊은 구덩이를 팠습니다.

우리 역시 살아가면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누군가가 내가 다치도록 파놓은 구덩이에 빠진 것처럼 억울하고 원통한 순간을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우리의 본성은 당장 나를 아프게 사람에게 똑같이 갚아주고 싶어 합니다.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상대를 무너뜨려 깎인 자존심을 회복하고 싶어집니다분하고 억울해서 밤잠을 설치기도 하지요.

하지만 교우 여러분, 누군가를 향한 끓어오르는 분노와 증오, 그리고 복수심은 결국 상대방을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가장 먼저 파괴합니다. 독은 마시는 사람을 해친다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텐데, 미움이라는 독을 마시면서 상대방이 쓰러지기를 바라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게 영혼이 병들어가면, 정작 억울한 상황에서 나를 지켜낼 영적인 힘마저 잃게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전혀 다른 길을 보여주십니다. 예수님은 조롱받고 채찍질 당하며 십자가에 박히는, 생각해보면 인류 역사상 가장 억울하고 부당한 죽음을 앞두고 계셨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그러한 순간에도 서로 높은 자리를 차지하겠다며 시기하고 분노합니다. 세상의 통치자들처럼 남들 위에 군림하고 세도를 부리는 것이 세상을 이기는 방법이라고 착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세상의 권력과 분노로 악에 맞서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으러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억울함을 당할 무조건 참고 맞고만 있으라는 말씀이 아닙니다. 예수님과 예레미야가 그러하셨듯, 우리를 무너뜨리려는 불의 앞에서는 그리스도인의 품위를 지키며 단호하게 진실을 밝히되, 싸움의 과정에서 영혼이 증오에 먹히지 않도록 심판을 온전히 하느님께 맡겨드리라는 뜻입니다.

나의 정당함을 세상에 증명하려 악을 쓰며 사람 사람 붙들고 소리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공정하신 하느님께서는 지금 순간에도 우리 곁에 가장 가까이 계시며, 예레미야 예언자의 마음을 아시고, 예수님의 마음을 아시고, 예수님의 십자가 길에 함께 계셨던 성모님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고통의 마음을 알고 계셨듯이 우리의 마음도 알고 계십니다말하지 않아도 우리의 슬픔과 억울함을 알고 계십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믿는 다는 것은 그렇게 우리와 함께 계시는 주님, 누구보다 우리의 마음을 알고 계시는 주님께 의지하는 것입니다.

이번 사순 시기, 우리를 옭아매는 분노와 억울함의 사슬을 십자가 앞에 내려놓읍시다. 그리고 모든 것을 아시는 하느님의 고요한 현존 안에서, 세상이 없는 참된 평화와 위로를 얻을 있도록, 특히 우리를 해치려는 이들을 위해서 기도할 있는 사랑으로 우리의 마음을 채워 주시기를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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