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론

주임 신부님 강론

제목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2026-02-19 08:37
작성자 Level 2

어제 날씨가 좋아서 재의 수요일 미사를 많이 가셨는지 모르겠습니다가시지 못했다면 기도중에 마음에 재를 얹고 비움으로 사순 시기를 시작하셨기 바랍니다미사를 다녀오신 분들도 얹으셨던 재는 세수하시면서 지워졌습니다. 이마의 재는 씻겨 나갔지만, 우리의 마음에 얹어진 재가 세상의 모습에 의해 씻겨 나가지 않도록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하느님께서는 바로 오늘 독서와 복음을 통해서 우리에게 알려 주고 계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언제 들어도, 아무리 많이 들어도 쉽지 않은 말씀을 하십니다. 누구든지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솔직히 말씀을 들으면 겁부터 나고 마음이 무거워지지요. 우리는 본능적으로 아픈 것은 피하고 싶고, 편안한 것을 찾고 싶기 때문입니다.

굳은 고집을 꺾어내는 , 서운하게 사람을 너그럽게 용서하는 , 예전 같지 않은 몸의 아픔이나 마음의 허전함을 묵묵히 견뎌내는 , 매일매일 이런 일상의 십자가를 지고 간다는 외롭고 힘든 일입니다. 가끔은 너무 힘이 들어서, 주님, 십자가 내려놓고 싶습니다.” 하고 투정이 나올 때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십자가를 이토록 버거워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물론 십자가가 단지 형벌이나 저주라고 생각해서가 아닐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오랜 신앙의 여정을 통해, 십자가가 결국 우리를 살리는생명의 나무라는 것을 누구보다 알고 계십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명을 주는 나무라 해도, 막상 어깨를 짓누를 때는 무게가 버겁고 두렵게 느껴지는 것이 참으로 솔직하고 연약한 우리의 마음입니다.

오늘 1독서에서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간곡하게 말합니다. 생명을 선택하십시오.”

모세가 굳이 이렇게 간곡히 당부하고, 예수님께서날마다십자가를 지라고 강조하신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생명의 나무인 알면서도 자꾸만 뒷걸음질 치고 싶어 하는 연약한 존재라는 것을 주님께서 누구보다 아시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말씀하시는 생명은 그저 아프지 않고 편안하게 사는 것이 아닙니다. 참된 생명은, 무겁고 두려운 순간에도 주저앉지 않고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분의 말씀을 들으며, 그분께 의지하는 것입니다. 십자가가 너무 무거워서 무게에 짓눌려 있을 때도 포기하지 않고 하느님과 대화하며 당신을 사랑하는 것이 바로 생명을 선택하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매일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뜻대로만 하려는 욕심을 조금 덜어내고, 빈자리에 하느님의 말씀을 채워 넣는 일입니다.

옆에 있는 가족이나 이웃의 부족함을 따뜻하게 눈감아 주고, 마음이 답답하고 조급해질 가만히 멈춰 서서 주님의 뜻을 여쭤보는 것입니다. 작지만 결코 쉽지 않은 결단들이 하루하루 모여서, 우리는 십자가라는 생명의 나무에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맺게 되는 것입니다.

교우 여러분, 무거운 십자가, 결코 우리 혼자 지고 가는 것이 아닙니다.

십자가가 너무 무거워서 다리가 휘청거릴 , 억지로 혼자 버티려고 하지 말아야 합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이미 나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함께 십자가를 지고 묵묵히 걸어가시는 예수님이 계십니다십자가를 지고 가야 하는 길이 아니라 함께 지고 가시는 그분을 바라봐야 합니다.

오늘 하루, 삶에 놓인 작고 소중한 생명의 나무를 기꺼이 끌어안고서, 주님과 다정하게 걸어가는 은총의 하루가 있도록 주님의 은총을 청하며 미사를 봉헌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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