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일화가 하나 있습니다. 어느 날, 거대한 배의 엔진이 고장 나 멈춰 섰습니다. 선장은 급히 수리공들을 불렀지만, 그들은 엔진을 다 뜯어보며 시끄럽게 논의하고 땀을 뻘뻘 흘리며 망치질을 해댔음에도 엔진은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평생 엔진만 연구한 노련한 기술자 한 분이 도착했습니다. 그는 가방에서 작은 망치 하나를 꺼냈습니다. 그리고는 아무 말 없이 엔진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이곳저곳을 살피더니, 어느 한 지점을 아주 가볍게 '톡' 하고 두드렸습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그 거대한 엔진이 웅장한 소리를 내며 다시 힘차게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선장이 청구서를 받아보니 수리비가 $10,000로 꽤 비쌌습니다. "망치로 톡 한 번 두드린 것뿐인데 왜 이렇게 비쌉니까?"라고 묻자, 기술자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망치로 두드린 값은 2달러입니다. 하지만 '어디를 두드려야 하는지'를 아는 값은 9,998달러입니다."
오늘 복음과 독서는 바로 이 '노련한 기술자'와 같은 하느님의 권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복음 속에 등장하는 율법 학자들은 앞선 수리공들과 비슷했습니다. 그들은 성경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뽐내며 사람들을 가르치느라 늘 말이 많았고 소란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정작 사람들의 영혼이 고장 났을 때, 즉 더러운 영에 들려 고통받고 있을 때 그들의 지식은 아무런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어디를 고쳐야 할지 모르는 헛된 망치질만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예수님은 그 늙은 기술자와 같으셨습니다. 긴 설명이나 논쟁이 필요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영혼의 설계자이시기에, 악이 숨어 있는 바로 그 급소를 정확히 아셨습니다. "조용히 하여라.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 이 짧고 단호한 한마디는 영혼을 옭아매던 거대한 악의 힘을 단숨에 무너뜨렸습니다. 영혼을 병들게 하는 악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이것이 바로 사람들이 놀라워했던 '새롭고 권위 있는 가르침'이었던 것입니다.
제1독서의 한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엘리 사제는 한나의 겉모습만 보고 "술을 끊으라"며 엉뚱한 말을 합니다. 고장 난 원인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입니다. 하지만 한나는 달랐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고통을 해결할 수 있는 분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사람들에게 하소연하며 소란을 피우는 대신, 침묵 중에 하느님의 자비심이라는 가장 정확한 지점을 기도로 두드렸습니다. 그 결과 그녀의 멈춰있던 삶의 엔진은 다시 기쁨으로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교우 여러분, 우리 삶의 엔진이 삐걱거릴 때 우리는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불안과 걱정으로 소란스럽게 망치질만 해대며 내 힘으로 해결하려 애쓰고 있지는 않습니까? 혹은 엘리 사제처럼 남의 겉모습만 보고 섣불리 판단하며 상처를 주고 있지는 않습니까?
이제 그 헛된 망치질을 멈추고, '어디를 두드려야 하는지' 정확히 아시는 주님께 내 삶을 내어 드립시다. 소란스러운 세상의 소리 대신, 우리 영혼의 가장 깊은 곳을 어루만지시는 예수님의 권위 있는 한마디를 청합시다.
주님께서 우리 마음의 어둠을 향해 "조용히 하여라, 나가라" 하고 말씀하실 때, 우리를 짓누르던 근심은 사라지고 참된 평화가 다시 힘차게 고동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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