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이 무화과나무를 보면 잎이 돋자마자 여름이 가까이 온 줄을 저절로 알게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고 저렇게 생각해 보고 할 것도 없이 그냥 항상 그랬기 때문에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아도 저절로 알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온 줄 알 수 있는 표징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 우리의 삶도 그 표징이 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늘 나라가 우리들 가운데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나라가 우리 가운데 있고, 그것을 알아볼 수 있다면,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마지막날에 대한 표징을 우리는 분명히 알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나라는 다른 사람의 말로만 들어서는 알아볼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이 사라지더라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주님의 말씀을 중심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고, 우리의 삶이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무화과 나무 같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세상에서 전반적으로 드러내는 모습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내가 그리스도인이라고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나의 삶의 모습을 보고 하느님의 나라가 가까이 있다고 생각할까요?
무화과 나무는 잎이 나오는 것을 보고 안다면, 우리 삶에서 그 잎은 바로 사랑일 것입니다. 세상이 말하는 사랑이 아니라 자신을 희생하며 내어 놓는 그리스도의 사랑이 바로 사람들이 보고 하늘 나라가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함께하시기 때문에 우리가 당신의 사랑으로 형제 자매들을 사랑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예수님과 함께 머무르지 않으면 사람들이 볼 때 매 말라 있는 무화과 나무 같을 것이고 사랑하기 보다 마음이 미움과 불안으로 가득하고, 그 마음이 인내하지 못하고 자기 중심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에서 드러나게 되어있는 것이고, 세상에서 아무리 힘이 있고 명예로운 삶이라고 해도 다니엘 서의 짐승들과 같이 끝에는 영원한 죽음으로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푸른 잎이 돋아나는 무화과 나무와 같아야 합니다. 하느님의 은총의 햇살로 주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사랑의 잎이 돋아나야 합니다. 그리고 혼자 만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모두가 함께 그러한 모습으로 잎이 돋아 난다면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고 겨울과 같이 춥고 어두운 이 세상에 희망이 될 수 있을까요? 그렇게 하느님의 나라가 우리 가운데 있다면 예수님께서 마지막 날에 어떠한 표징을 일으키시든 두려워하지 않고 하느님의 나라가 이세상 왔음을 진정으로 기뻐할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