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더러운 영이 예수님의 말씀에 복종하는 것을 보고 모두 놀랍니다. 새롭고 권위 있는 가르침이라고 하면서 그분의 소문이 곧바로 갈릴래아 주변 모든 지방에 두루 퍼져 나갔다고 합니다. 과연 그 소문이 어떤 말로 퍼져 나갔을까요?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아마 퍼져 나가면 나갈수록 이상하게, 사실과 다르게 변질되지 않았을까요?
우리도 잘 알고 있듯이 소문이라는 것을 믿는 것은 조심해야 합니다. 여러분들도 소문을 퍼뜨려 본적이 있을 것이고 들어 본적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항상 본 그대로, 들은 그대로 소문이 퍼져 나가지 않습니다. 소문이라는 것은 언제나 말하는 사람에 의해서, 그것이 본의가 아니라고 해도, 변질될 수 밖에 없습니다. 똑 같은 것을 보고 들었다고 해도 있는 그대로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고, 자신의 생각이 들어갈 수 있는 것이지요.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당신께서 하시는 일에 대해서 때로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하시지 않았을까요? 인간의 그러한 모습을 잘 아시기 때문에 당신이 드러내고자 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사람들의 생각에 의해서 변질되는 것을 원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물론 그것은 당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러한 소문을 들고 믿는 이들을 걱정하신 것이겠지요.
그렇다면 사도들이나 그후에 복음을 온 세상에 전한 이들은 어떻게 된 것일까요? 그들은 자신들의 생각이 아니라 먼저 성령의 인도에 충실히 따랐습니다. 그래서 복음은 단지 사람에서 사람으로 퍼져 나가는 소문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으로 전해진 것입니다. 또한 그들은 그 말씀을 삶에서 살았기 때문에 더 충실하게,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전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어디서 듣기만 한 것이 아니라 삶의 모습으로 드러난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어디서 들은 것을 전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만난 그리스도를 전한 것이기 때문에 소문과 다르게 변질되지 않은 것이지요.
물론 교회의 역사를 보면 교회의 가르침이 변질되어 전해진 경우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한 경우 대부분은 하느님의 뜻에 충실하지 못한 이들에 의한 것이었고, 교회의 가르침 보다 자신의 생각이 더 앞장선 이들에 의한 것이었지요.
우리 모두도 세례를 통해 복음을 세상에 전하는 사명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전하는 복음은 듣고 전하는 소문일까요? 아니면 자신이 말씀안에서 살아가며 자신이 만난 하느님을 전하는 것일까요? 자신의 생각이 우선일까요? 아니면 성령의 이끄심에 따르는 것일까요?
물론 성령께서 우리가 귀로 들을 수 있도록 말씀하시면서 이끌어 주시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가 성령의 이끄심에 충실히 따른다고 알 수 있는 길은 먼저 기도 생활에 충실한 것이며, 하느님의 말씀을 가까이 하고, 형제 자매들을 차별하지 않고 소문을 퍼뜨리지 않으며, 모든 것에서 교회의 가르침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에 관한 소문을 퍼뜨리는 사람이 아닌, 복음을 증거하는 사도의 길을 살아갈 수 있도록 주님께 은총 청하고 그 누구보다도 주님의 길에 충실하셨던 어머니께 우리를 위해 전구해 주시기를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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