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친구들이나 형제 자매들과 함께 어디를 갈 때 차가 여러 대가 갈 수도 있고 길을 잘 모를 때는 아는 사람이 앞에서 운전하고 다른 차들은 그 차를 따라가게 됩니다. 물론 지금은 구글맵 같은 것이 잘 되어 있어서 각자 목적지를 내비게이션에 넣어서 가면 되지만 예전에는 그렇게 따라 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길에 차가 많을수록 앞 차를 따라 간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비슷하게 생긴 차도 많고, 비슷한 색깔의 차도 많기 때문에 정신 바짝 차리고 앞차를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지요.
오늘 복음에서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은 당신이 나기 전부터 계셨기에 당신 보다 앞서신 분이라고 말합니다. 세례자 요한은 당신이 그분의 길을 준비하기 위해서 왔지만 오히려 앞서신 분이기 때문에 그분의 빛을 바라보며 자신이 가야 하는 길을 정확하게 알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가 메시아를 따라 가는 길에 방해되는 것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의 모습과 생활을 보고 정신이 나갔다고 한 사람들도 많았을 것입니다. 또한 그를 메시아라고 생각하며 따르는 이들도 있었고, 죽이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러한 사람들은 분명히 당신보다 앞서신 분을 따라가도 놓치게 할 수도 있었지만 세례자 요한은 주님의 빛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고 당신이 만난 그 빛 만을 바라봤기 때문에 죽음에 이르기 까지 놓치지 않고 잘 따라 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의 삶은 세례자 요한의 삶과 다르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을 증거해야 하는 삶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예수님만을 바라보고 그분의 길을 따라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가는 길에 예수님만 보인다면 따라가는 길이 쉽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고 오히려 복잡하고 차가 밀려서 차들이 이리저리 끼어들고 나가는 도로와 같습니다. 그래서 마음의 눈이 끊임없이 예수님께 맞춰져 있지 않다면 쉽게 예수님을 놓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이 아닌 다른 것을 예수님으로 착각하고 그것을 따라가기 쉬운 것이지요.
우리가 그렇게 산만함으로 예수님을 놓치고 다른 길을 가고 있을 때,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분명하게 다시 찾아오십니다. 우리가 세상의 트래픽에 갇혀서 스스로 길을 찾지 못하고 움직이지 못할 때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먼저 다가오셔서 당신을 따라오라고 하십니다. 그럴 때 머뭇거리지 말고 따라 가야 합니다. 머뭇거리면 또 다른 것들이, 요한 1서에 말하는 그리스도의 적들이 그 사이에 끼어들며 예수님을 놓치게 되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세례자 요한이 빛을 따라가다 순교했듯이 우리가 앞장서서 가시는 예수님을 따라 갈 때 우리가 원하지 않는 고통의 길일 수도 있고, 세상에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그 길이 하느님 아버지를 만나는 길이라는 것을 의심하지 말고 따라가야 합니다. 그렇게 우리가 앞장서서 가시는 예수님을 선택할 때 어떠한 그리스도의 적도 우리의 길을 막지 못할 것입니다. 주님의 빛을 이길 수 있는 어둠은 없기 때문이지요.
말씀드린 대로 우리가 가고 있는 이 길은 복잡하고 정체가 심합니다. 그러므로 더욱 깨어 기도하며 오직 예수님만을 바라보는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도록 주님께 은총 구하며 이 미사를 봉헌 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