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보통 자신 앞에 어떤 일에 대해 선택사항이 있는데,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지 확실하지 않을 때는 이런 저런 계산을 하면서 경우의 수를 따집니다. 따져봐서 확실한 판단이 서면 하나를 선택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선택하지 못하고 많이 망설이게 될 때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물건을 살 때 가격이 비싼 것일수록 이것저것 많이 따져보고 사게 되는 것이지 그냥 아무것이나 선택하지 않습니다. 사람들과 관계에서도 어떤 일을 같이 하는 것이던가, 누구를 만나는 것이든가, 이런 저런 경우를 따질 경우도 분명히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요셉은 마리아가 아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선택을 합니다. 어떤 결정을 할 것인지 크게 망설이거나 하지 않고 마리아가 다치지 않도록 조용히 파혼하려고 합니다. 그러한 선택을 하고 마음을 굳혔는데, 주님의 천사가 꿈에 나타나 그에게 다른 선택을 알려 줍니다. 마리아를 아내로 맞이하라고 하며 아기는 성령으로 잉태된 아기이고 예언자들을 통해서 알려주신 대로 백성들을 죄에서 구원하실 분이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꿈이라는 것이 좀 그렇지요. 사람들은 꿈을 꿀 때가 있는데, 누가 꿈에서 들은 대로 행동을 하고 선택을 할 까요? 보통 자신들이 생각하는 논리적인 판단에 의해서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요셉도 꿈에 그런 말씀을 들었지만 천사가 한 말은 그에게 선택 사항이 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도 그에게는 분명히 선택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요셉은 파혼하기로 결정했던 때와 마찬가지로 이것저것 따져보지 않고, 꿈의 천사의 말이 정말인지 아닌지 알아보려고 하지도 않고 천사가 말한대로 아내를 맞이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그대로 순명 한 것이지요.
우리도 그러한 단순함이 필요한데 그렇지 못할 때가 더 많습니다. 무엇이든지 따지고 계산하는데 보통 자신을 중심으로 그렇게 합니다. 자신의 편안함 과 이익을 위해, 힘든 일을 피하고 고통을 피하는 길을 위해서 이것저것 가지고 계산을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보면 하느님의 뜻을 몰라서 받아들이지 못하고 실행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아마 따지고 계산하기 때문에 그럴 것입니다. 우리가 모르게 하려면 하느님의 뜻이 무엇 때문에 있겠습니까? 예수님께서 당신의 어머니와 형제는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라고 하셨는데, 뜻을 알지 못하게 만들어 놓았다면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은 우리를 속이는 것 밖에는 되지 않는 것이지요.
우리가 하느님을 따르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내가 싫던 좋든, 하느님의 뜻이 힘들고 고통이든 그렇지 않든, 계산하지 말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계속해서 세상의 것에 비교하며 무엇이 더 나을까 계속해서 따진다면 하느님을 선택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당장은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하느님의 뜻은 결국에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하고 좋은 것입니다. 구원을 향한 길을 가는데 힘들어도 지름길 인 것이지요.
성모님과 성 요셉이 하느님의 뜻에 온전히 순명 했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세상에 오셨고 대림시기를 지내면서 예수님께서 다시 오심을 우리가 기다릴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의 순명이 어떤 열매를 맺을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분명히 더 많은 형제 자매들이 하느님을 알고 사랑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언제나 주님의 뜻에 열려 있고 그대로 받아 들이는 그리스도인이 될 수 있도록 주님의 말씀에 항상 귀 기울이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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