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다양한 관계를 가지고 이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누구든 가족 관계가 있고, 친척 관계, 친구 관계, 주인과 손님 관계, 고용주와 일하는 사람의 관계, 원수 관계, 등등 아마 기억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관계는 아주 가깝고 어떤 관계는 필요에 의한 관계이기 때문에 친분은 없기도 합니다. 그렇게 그 누구도 아무런 관계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알고 있듯이 삼위 일체라는 영원한 관계 안에 계신 분이기 때문이지요.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창조하시며 여러 관계안에서 살아가도록 하셨고, 제일 중요하게 당신과 관계에 초대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원하신 관계는 아담과 하와의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이 당신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것 안에서 형성된 것입니다.
사람의 관계에서도 어떻게 보면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관계가 만들어지고 그 관계가 계속 유지될 수 있기 위해서 서로의 말을 들어줄 수 있어야 하고 그 관계에 마땅한 행동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부모와 아이들 관계에서 부모는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아이들도 부모를 사랑하며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해야 겠지요. 일하는 곳에서 고용주와 일하는 사람의 관계에서도 일하는 사람은 시키는 사람의 말을 잘 들어야 하고, 고용주도 일하는 사람을 존중하며 하는 일에 마땅한 대우를 해 줘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 하느님 아버지와 새로운 관계를 말씀하십니다. 저 멀리 있고 가까이할 수 없는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가 아니라 어머니나 형제와 같은 가족의 관계, 그 누구보다도 가까운 관계를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을 만큼 사랑하십니다. 그리고 우리가 당신의 말씀을 듣고 실행하라고 하시는 것은 당신이 아니라 우리를 위한 것입니다. 우리가 당신의 말씀대로 살아가며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에 들어가기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세상에서 좋은 관계를 위해 상대방의 말을 듣는다면, 그보다 더 집중하고 열심히 하느님의 말씀에 귀 기울어야 합니다. 하느님과 관계 보다 더 소중한 관계는 있을 수 없는 것이고 그 관계를 통해서 형제 자매들과 관계를 만들어 갈 때 그 안에서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성 비오 사제도 그저 자신의 일을 하기 위해서 열성 적으로 사목을 한 것이 아니라 먼저 하느님과 관계에 모든 것을 의지했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를 반대하고 의심하며 사목을 하지 못하게 했을 때도 맞서 싸우기 보다는 장상들의 뜻에 순명 하며 그러한 관계를 통해서도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그리고 항상 아버지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계셨기 때문에 고해성사를 통해서도 당신을 찾아오는 신자들이 하느님과 새로운 관계를 맺고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실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하느님의 아들 딸로서 아버지와 사랑의 관계 안에 있다면 세상에서 좋은 관계이든 그렇지 못한 관계이든, 모든 관계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느님 말씀의 실행하는 충실한 자녀가 될 수 있도록 주님께 은총을 구하고, 성 비오 사제에게 우리를 위해 전구해 주시기를 간청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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