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눈을 들어 제자들을 보시며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지금 예수님의 눈은 무엇을 아니면 누구를 바라보고 있을까요? 어떤 좋은 일이 있기를 바라며 먼산을 바라보고 있을까요? 당신 말씀에 귀 기울이고, 죄에서 멀리 있는 거룩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을 바라보고 계실까요? 예수님께서는 누구를 바라보고 계실까요? 바로 우리들입니다. 예수님의 눈은 변함없이 우리 하나하나를 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눈 빛은 언제나 우리가 행복하시기를 바라는 사랑과 자비의 눈 빛인 것이지요.
그러나 일상 생활 안에서 우리의 눈은 과연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요? 사랑한다고 하면서 상대방을 바라보지 않는 사람의 사랑이 과연 진실일까요? 예수님의 사랑에는 거짓이 없기 때문에 당신의 눈은 항상 그 사랑의 대상, 우리들을 향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주님을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한눈 팔기 일상입니다. 예수님이 아니라면 과연 무엇을 바라보고 있을까요? 사람 나름이겠지만 재물이나, 다른 사람이나, 어떤 오락이나, 그 무엇이든 하느님 보다 자신들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 것들이겠지요. 그래서 결국에는 예수님을 바라보고 있지 않다면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오늘 행복하다고 말씀하시는 사람들의 모습은 이렇습니다. 가난한 사람들, 굶주리는 사람들, 우는 사람들, 등등인데, 그럼 가난하기만 하면 행복한 것일까요? 굶주리기만 하면 행복한 것일까요? 울기만 하면 행복한 것일까요? 물론 그렇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부유하다고 해서 불행하지 않고, 웃는다고 해서 불행하지 않고, 배부르다고 해서 불행하지 않습니다.
가난해도 굻주려도 울면서도 행복한 사람은 그 마음의 눈이 온 사랑을 다해서 예수님의 눈을 마주보고 있는 사람입니다. 마찬가지로 부유해도, 웃어도, 배불러도 행복한 사람은 그 모든 것에 감사하며 예수님의 눈을 마주보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진정한 불행은 우리를 바라보고 계시는 예수님의 눈을 피하려고, 마주 보지 않으려고 하는 사람, 계속해서 다른 곳만 쳐다보고 있는 사람인 것이지요. 그런다고 해서 예수님의 눈길이 변하지 않는데도 자신만을 바라보는 사람보다 불행한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 콜로새서 말씀에서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 라고 말씀하십니다. 무엇을 추구한다는 것은 그것을 바라보고 그쪽으로 움직이는 것을 말합니다. 주님만을 생각하며 땅에 있는 것을 생각하지 않기 위해서, 땅의 것에 마음의 눈길을 주지 말아야 합니다. 주는 순간 쉽게 넘어가는 것이 우리 나약한 인간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바라보고 계십니다. 우리도 이 미사를 통해서 마음의 눈을 들어 주님의 사랑이 가득한 눈을 바라 볼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그렇게 할 때 땅의 모습과 상관 없이 진정한 행복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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