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이 완고 하다는 것은 자기 중심으로 살아가는 사람의 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언제나 다른 사람들을 먼저 배려하고, 겸손하며 자신을 희생하며 형제 자매들을 위해 내어 놓는 것을 실천하는 사람이 완고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 수 없습니다. 완고함은 하느님을 모르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자기 중심의 삶을 살아가는 것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자신이 중심이기 때문에 가지고 싶으면 가지고, 버리고 싶으면 버리는 것은 물질 적인 것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도 그런 것입니다. 자신에게 도움이 되고 즐거운 관계는 붙들고 있지만, 자신을 힘들게 하고 고통이 되는 관계들은 쉽게 버리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러한 모습은 둘이 하나가 되는 혼인의 관계에서도 쉽게 보이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혼인의 관계는 세상 처음 부터 하느님께서 맺어 주신 것이기 때문에 거룩한 관계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사람이 자신의 뜻대로 갈라설 수 없다고 말씀하시는 것이지요. 하느님께서 혼인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는 당신께서 맺으신 이스라엘 백성들과 관계를 말씀하실 때 혼인 관계를 비해서 말씀하시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 관계에서 이스라엘은 반복해서 하느님을 버렸지만 하느님께서는 절대 그들을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예루살렘이 파괴되고 유배를 갔을 때도 70년 이라는 세월이 흐른 뒤에도 하느님께서는 그들을 잊지 않으시고 다시 돌아와 당신께 충실한 백성이 되도록 하셨습니다.
그런데 사람은 하느님이 아니라 자신이 중심이 되어서 거룩한 혼인 관계 마저도 쉽게 끝내 버린다면, 다른 인관 간계를 어떻게 이어 나갈 수 있겠습니까? 언제든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버릴 수 있는 관계가 되는 것이고, 만일 공동체가, 우리 가족이 그런 관계로 만들어져 있다면 어떻게 하나가 되어 어려움을 함께 이겨 낼 수 있을까요? 겉으로는 아무리 좋아 보여도 언제든지 깨질 수 있는 살 얼음판 위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추운 날씨가 계속되어야 호수에 얼음이 두껍게 얼어 잘 깨지지 않듯이 사람들의 관계도 하느님안에서 그런 추위와 고통을 이겨내면서 더 단단해 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간관계를 언제나 좋은 날씨로만 만들어 가려고 하다 보면 그 사이에 어려움이 생길 때 견딜 수 있는 단단함이 없기 때문에 쉽게 무너지고 마는 것입니다.
집회서의 말씀에서 성실한 친구는 든든한 피난처이며 값으로 따질 수 없고, 생명을 살리는 명약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주님을 경외하는 이는 자신의 우정을 바르게 키워 나간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혼인 관계나 친구나 지인 어떤 관계에서도 진실된 관계, 언제나 믿을 수 있는 관계를 원한다면 하느님을 바라보고 하느님을 중심으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하느님의 은총은 우리 마음의 완고함을 녹일 것이고, 더 이상 내가 모든 것이 아닌 형제 자매들을 위한 삶을 살아 갈 수 있을 것이며, 혼인 관계를 비롯한 많은 관계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이 세상에 드러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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