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믿음은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는 믿음을 드러내지 않는 경우가 많지요. 성당에 나오지 않지만 집에서 혼자 기도하고 믿는다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마찬가지로 믿음은 개인적인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을 보면 믿음은 개인적인 것도 아니며 나를 위한 것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중풍병자를 데리고 왔는데 사람이 많아서 들어 갈 수가 없게 되자 지붕을 벗기고 구멍을 내서 병자를 당신 앞에 내려 놓은 이들의 믿음을 보시고 중풍 병자의 죄를 용서하시며 치유해 주십니다.
그들과 병자와 관계를 알 수 없지만 그를 얼마나 사랑했으면 그렇게 까지 했을까요?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그 사랑을 통해서 병자를 낫게 하신 것입니다. 사랑은 그렇게 다른 사람을 향할 때 큰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세상에 사랑이 별 힘이 없어 보이는 것은 이 사회에서 사람들이 말하는 사랑은 많은 경우 자신을 향한 것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중풍 병자를 데리고 온 사람들에게는 사랑이 있었기 때문에 그 사랑을 통해서 예수님께서 분명하게 그를 치유해 주실 수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만일 조금이라도 의심이 있었다면 집 앞에 왔을 때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을 보고 돌아섰을 지도 모릅니다. 치유를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데 남의 집에 지붕에 구멍까지 내가며 예수님께 다가 가려고 하지 않았겠지요.
우리 주위에 그 병자와 같이 예수님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병으로 고통 받고 있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교회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상처 받아서 나오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믿지 않아서 바쁘다는 핑계 등을 대며 하느님을 찾지 않는 사람들도 많을 것입니다. 그러한 이들을 보면 중풍병자와 같이 스스로 예수님께 갈 수 없는 이들입니다. 그리고 그들을 예수님께 데려가려고 해도 분명히 장애물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러한 장애물을 보고 너무 힘들 것 같거나, 너무 큰 희생이 필요할 것 같아서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진정으로 예수님을 믿고 그 형제 자매들을 사랑한다면 세상에서 해줄 수 있는 그 어떤 것보다도 더 좋은 것은 그들이 예수님을 만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입니다. 그렇게 할 수 있기 위해서 우리가 먼저 예수님의 사랑을 믿어야 하는 것이고 그 사랑으로 형제 자매들을 사랑할 때 어떠한 장애물도 예수님께 다가가는 것을 막지 못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기 위해서 사랑으로 당신의 목숨까지 십자가에서 내어 놓으셨기 때문에, 진정한 사랑의 힘 보다 더 큰 힘은 세상에 없습니다. 세상에 어떤 다른 힘이 악마를 이기고 죄를 용서할 수 있으며,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약속할 수 있을까요?
오늘 히브리서에서 “불순종의 본을 따르다가 떨어져 나가는 사람이 없게, 우리 모두 저 안식처에 들어가도록 힘씁시다.” 라고 말합니다.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안식처에 들어 갈 수 있는 노력이 바로 예수님을 믿으며 형제 자매들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자신만을 위한 삶에 사랑은 아무런 힘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사랑이 하느님께서 뜻하시는 큰 힘을 낼 수 있도록 믿음으로 형제 자매들과 함께 예수님께 다가 가, 예수님을 닮은 사랑을 할 수 있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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