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 라는 동화를 읽어본 일이나 들어본 일이 있을 것입니다. 사과 나무와 친구인 소년의 이야기입니다. 여기에서 나무가 소년에게 그네도 탈 수 있게 하고, 사과 열매도 먹을 수 있게 하고, 사과를 팔아다 돈을 벌게 하고, 가지를 베어서 집을 지을 수 있게 하고, 몸통을 베어다 배를 만들수 있게 하고, 마지막에는 나무는 남은 밑둥에 와서 나이가든 소년이 와서 앉아 쉴 수 있도록 합니다. 그렇게 나무는 처음부터 끝까지 내어주고 또 내어 주면서 행복했다고 하지요. 이 이야기에서 나무는 언제나 내어 줄 수 있는 것이 있었습니다. 만일 그런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면 내어 주지 못했겠지요.
오늘 예레미야서의 말씀에서 사람에게 의지하고 자신의 힘에 의지하는 자는 사막의 덤불과 같다고 하십니다. 메마르고 소금 땅에서 나무는 생명이 있을 수 없습니다. 메마르고 생명이 없는 덤불은 아무것도 내어 줄 수 있는 것이 없는 것이지요.
우리는 우리의 삶이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될 것인지 아니면 사막의 덤불이 될 것인지 선택해야 합니다. 복음의 부자는 자신의 재물에 의지한 삶을 살았습니다. 세상의 눈으로 보기에는 많은 것을 가지고 있었지만, 사실 그의 삶은 아무것도 내어 줄게 없는 사막의 덤불과 같은 모습이었던 것이지요. 세상에서 가진 것이 많다고 해도 하느님의 사랑을 알지 못하고 그 은총으로 삶이 채워지지 않았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입니다. 아무리 사회에 많은 것을 기부한 위대한 자선가라고 해도 사랑이 없으면 그는 아무것도 내어 줄 수 없는 것입니다. 그저 모든 것은 보이기 위한 것, 결국에는 자신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지요.
나무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지나, 과일이나 통나무를 내어 주면서 그 모든 것 위에 그 소년에게 사랑을 내어 준 것입니다. 그래서 그 소년은 나무에게 의지할 수 있었고, 끝까지 잊지 않고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만일 사랑이 없었다면 그 관계는 우리가 아는 것과 같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고 나무는 자신은 내어 주기만 해야 하냐고 하면서 불평을 했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렇게 나무와 같이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아무것도 받지 못하셔도 내어 주시기만 하십니다. 그리고 당신의 아드님까지 십자가 위에 내어 놓으셨습니다. 오로지 사랑으로 하시는 일이기 때문에 우리가 당신께서 원하시는 삶을 살아가지 못해도 사랑하시고 내어 주시며 기다리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신앙생활을 해 오면서 우리가 가진 것 모두가 다 하느님의 선물이라고 말해왔습니다. 그 믿음이 진정한 믿음이라면 눈에 보이는 것 보다 먼저 우리의 삶은 주님의 사랑으로 채워져야 합니다. 욕심과 이기주의로 채워져 있는 세상 사람들과 달리 아낌없이 내어 주시는 하느님의 사랑으로 채워져야 합니다. 그 사랑으로 채워져 있을 때 우리는 부자의 모습이 아니라 아버지의 모습을 닮을 수 있고, 아버지와 같이 아낌없이 형제 자매들을 위해 내어 줄 수 있는 것입니다. 언제나 사랑이 가장 중요한 열쇠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아마 여기 어느 누구도 부자와 같이 후회하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느님의 사랑에 마음을 열고, 그 사랑을 형제 자매들과 나누는 삶, 아낌없이 내어주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