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을 돌아보면 아마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과 멀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어떤 때는 아버지의 뜻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고, 서로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말씀도 주위의 형제 자매들과 관계를 보면 잘 지키지 못하고 있고, 여러가지로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완전하게 실행하는 사람’ 을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성모님을 제외한 어느 누가 과연 이 세상의 삶에서 완전하게 아버지의 뜻을 실행했을까요? 역대기 상권에 나오는 다윗은 그 누구보다도 하느님과 가까운 관계에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를 직접 선택하셨고, 그의 손을 통해서 이스라엘의 많은 적을 물리쳤으며, 당신 백성들을 다스리게 하셨습니다. 하지만 다윗은 우리가 잘 알듯이 완전하게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도 불륜과 살인을 저지르고 하느님의 뜻을 거역하는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잘못도 있지만, 아마 그 외에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잘못도 있었을 것이고 그도 완전한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하느님께서는 다윗의 집안에서 구세주가 나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것에 대한 계속되는 성찰이며 회개의 삶인 것입니다. 죄를 짓는 것은 아버지의 뜻이 아니지만, 죄에 머무르지 않고 회개하는 것은 아버지의 뜻입니다. 죄를 뉘우치고 아버지께 돌아서는 사람은 분명하게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인 것입니다. 아버지의 뜻을 실행한다고 해서 꼭 어디 가서 가난한 이들을 돕고, 희생하고 봉사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우리에게는 회개하는 것 보다 더 확실하게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길은 없을 것입니다.
어머니께서는 죄가 없으시기 때문에 당신의 삶이 쉬웠다고 할 수 없습니다. 혼인도 하지 않은 몸으로 잉태하시고 십자가에서 죽은 아들을 안으실 때까지 삶의 많은 고통과 어려움을 겪으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머니께서는 아버지의 뜻에 충실 하셨고, 아버지의 뜻을 어떠한 순간에도 실행하는 삶이 어떤 삶인지 보여주셨습니다. 죄는 없으셨지만 인간의 고통과 동떨어진 삶을 살아가지 않으셨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완전하지 못한 우리의 삶과 우리의 어려움을 잘 아시기 때문에 언제나 함께하시며 예수님께 가는 길을 알려 주시는 것입니다. 그 누구 보다도 우리가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삶을 살아가기를 원하시기 때문에, 특히 잘못했을 때 우리가 뉘우칠 수 있도록, 그리고 하느님의 자비를 얻을 수 있도록 전구해 주시는 것입니다.
그러한 어머니의 손을 잡고 기쁨과 고통 등 삶의 어떠한 순간에도 자신을 성찰하고 부족함을 인정하고 회개하며 아버지께 나아가는 사람이 바로 어머니와 같이 모든 것을 아버지께 의지하며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그 사실을 잊지 않을 때 우리는 죄의 두려움에서 벗어 날 수 있을 것이고, 악마의 어떠한 노력도 예수님의 형제가 된 우리의 길을 막지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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