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사도행전의 말씀에서 베드로와 사도들은 자신들을 억압하는 최고 의회와 대사제 앞에서 용감하게 증언을 합니다. 베드로와 사도들에게서 예전에 유다의 지도자들이 무서워 숨어 있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너무나도 선명하게 보이던 인간의 부족함과 나약함이 사라져 버린 것일까요?
그들이 목숨이 위태로울 것을 알면서도 살기 위해서 사람에게 순종하는 것보다 죽더라도 하느님께 순종하는 것이 더 마땅하다고 하며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증언 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의 나약함을 성령으로 채우시는 하느님의 은총이지, 인간의 나약함이 없어진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삶도 보면 하느님을 따른다고 세례를 받고 신앙생활을 오래 해 왔지만 각자가 가지고 있는 나약함과 부족함이 삶에서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세례를 받으며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에 동참했을 때 죄에 매여 있는 땅의 인간의 모습이 기적처럼 다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아직 나약한 우리는 어떻게 주님을 증언하며 살 수 있을까요? 오늘 복음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성령을 한량없이 주시기" 때문입니다.
성령께서는 우리의 부족함을 마술처럼 지워버리시는 분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의 그 나약함마저도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도구'로 쓰시는 분입니다. 만약 우리가 스스로 완벽하고 강하다고 생각한다면, 모든 것을 내 힘으로만 해결하려 할 것입니다. 하지만 스스로의 한계와 나약함을 인정할 때, 비로소 성령께서 들어오셔서 활동하실 자리가 마련됩니다.
사도들은 자신들이 나약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았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스스로의 힘을 믿지 않고 하느님께 온전히 순종했습니다. 성령께서는 그렇게 겁 많고 부족한 사람들의 입술을 도구로 삼으시어, 세상을 깨우는 가장 위대한 생명의 말씀을 선포하셨습니다. 나약함이 걸림돌이 아니라, 오히려 하느님의 권능이 흘러나오는 통로가 된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은 내 안의 결점을 없애서 완벽해지는 과정이 아닙니다. 나약함 속에서도 일상 생활 안에서 하느님을 찾으며 기도하고 더 사랑하며 성령께 나를 내어드리는 겸손한 순명입니다.
신앙생활 안에서 내 부족함과 인간적인 한계에 실망하거나 절망하지 말아야 합니다. 한량없이 주어지는 성령께서 우리의 나약함 마저도 우리와 세상의 구원을 위한 당신의 귀한 도구로 쓰시도록, 우리의 모든 것을 성령의 움직임에 온전히 내어드리는 은총의 길이 될 수 있도록 다 함께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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