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는 우리가 성인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교회에 성인이 몇 명이나 되는지 알고 계시나요? 잘 알고 계시듯이 우리나라는 103위 성인이 계십니다. 세계를 통틀어서 몇 천명이라고 하는 이야기도 있고, 만 명이 넘는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하늘에는 우리가 성인이라고 부르는 사람들 외에도 수많은 이들이 있을 것입니다. 오늘 요한 묵시록의 말씀에서도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큰 무리가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지만 지금 하느님을 직접 뵙고 있는 이들은 정말 많을 것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연옥은 영원히 머무르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그곳을 이미 지나간 이들도 수많은 이들 중에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성인은 이 세상에서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살아간 이들입니다. 요한 1서의 말씀대로 하느님을 있는 그대로 뵙고 있는 사람들인 것이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산상설교 말씀대로 진정한 행복을 누리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성인이 되는 것을 희망으로 두고 살아가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하느님께 희망을 둔다는 말이 바로 하느님께서 우리가 되기를 바라시는 성인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지요. 거기에서 우리는 참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8가지 행복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이 8가지 중에 여러분은 어떤 것에 해당되는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요? 여러분들이 알고 있는 성인들을 기억해 보면 그들은 어떤 모습에 해당되는 삶을 살았을까요?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걸으셨을 때 8가지 모습을 다 가지고 계신 분이셨습니다. 그리고 성인은 예수님의 모습을 이 세상에서 살아간 사람입니다. 예수님과 상관 없이 어떤 자신 만의 길이 있었던 것이 아니지요. 그들이 성인인 것은 그들 에게서 예수님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인들을 보면 어느 한가지 모습만을 살아가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과 같이 8가지 모습을 모두 가지고 있었던 것이지요. 물론 한번에 모든 모습이 다 드러나지 않지만, 상황에 따라서 그러한 모습들이 드러난 것이고, 한가지가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모습대로 드러나는 사람에게 다른 모습이 없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진정한 성인의 삶은 하나만 잘 하면 되는 것이 아닌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지금 살아가고 있는 삶안에서 보면 한가지도 힘들 것 같은데 어떻게 8가지 모습을 다 가지고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이래서 나는 성인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성인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스스로의 힘과 노력으로 예수님의 모습을 나의 삶에서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나는 성인이 될 수 없다는 것은 그리스도인이 해서는 안 되는 생각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모두가 희고 긴 겉옷을 입고 손에는 야자나무 가지를 들고서 주님 앞에 서 있는 큰 성인들의 무리에 들기를 원하시는고, 이미 주님을 뵙고 있는 성인들도 우리가 당신들과 함께 한 무리가 되기를 원하시는데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면서 어떻게 나는 안된다고 할 수 있을까요? 죄가 있고 삶의 모습이 지금 예수님에게서 멀다고 해도 회개하고 돌아가서 주님과 함께 하는 길은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려는 우리의 의지만 있으면 주님께서 당신의 은총으로 이끌어 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당신의 삶을 살아가도록 우리를 초대하셨습니다. 요한 1서의 말씀대로 아버지의 큰 사랑으로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그 사랑은 우리가 영원히 행복하기를 원하시는 아버지의 마음이고 그 행복의 길은 예수님께서 당신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알려 주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행복은 앞으로 다가오는 희망인 것이지 눈 앞에서 당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것이지요. 세상 사람들이 보통 생각하는 눈 앞에서 어떤 일이 이루어지는 행복이 아닌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눈 앞에 삶이 힘들고 고통이 가득하다고 해도 우리도 큰 무리에 들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매일의 삶이 작은 그리스도의 삶이 될 수 있도록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먼저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듯 이웃을 사랑하고 희생하는 삶이 될 수 있도록 성인이 되는 길을 향해, 진정한 행복을 향해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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