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탈출기의 말씀에서 모세는 자기 동포 히브리인을 때리는 이집트인을 때려죽입니다. 그리고 그의 살인을 알게 된 파라오가 모세는 죽이려고 했기 때문에 모세는 두려워서 도망을 가게 됩니다. 아마 잡혔다면 그 살인에 대한 죄값을 치러야 했겠지요. 보통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에서 누가 감옥을 가든지 손해 배상등을 해야 하면 그들이 잘못한 것을 가지고 따지게 됩니다.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혼낼 때도 아이들이 잘못한 것을 가지고 혼을 내지요. 감옥에 가지 않기 위해서는 범죄를 저지르면 안 되고 부모에게 혼나지 않기 위해서는 잘못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서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어떻게 해서라도 잘못을 하지 않는 것이, 하느님과 관계에서는 죄를 짓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게 생각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코라진과 벳사이다 그리고 카파르나움에 내려질 벌에 대해서 말씀하시며 그들이 어떤 큰 죄를 지었기 때문이라고 하시지 않습니다. 심판날에 그들보다 이방인들의 도시인 티로와 시돈 그리고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멸망한 소돔이 견디기 쉬울것이라고 하시는 말씀을 들어보면 정말 그들이 아주 큰 죄를 범했다고 생각 할 수 있고 분명히 그들은 잘못을 했을 것이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죄를 나열하며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에 대해서 말씀하지 않으시고 당신을 통한 표징을 보고도 회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회개하지 않는 도시 사람들에게 불행하다고 하시는 것을 보면 죄를 짓는 것보다 회개하지 않는 것이 우리에게는 더 큰 불행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죄를 짓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이 세상에 오셔서 십자가 죽음을 당하지 않으셨습니다. 신자가 된다고 교리를 배우고 세례를 받으면 죄에 대한 면역이 생기지 않습니다. 또 가서 죄를 짓게 되지요.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죄에서부터 지켜 주시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회개하고 하느님께 돌아와 죄를 용서받고 구원을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당신을 온전히 내어 놓으신 것입니다. 그래서 죄가 우리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회개하지 않는 것이 결국에 우리를 죽이는 것입니다.
아무리 회개를 해도 상관없이 남아 있는 죄는 없습니다. 사람들 사이에서는 아무리 용서를 빌고 삶을 바꿔도 잘못이 남아 있고 그것으로 언제든 트집을 잡는 이들이 있지만, 어떤 죄이든 마음을 다해서 회개하면, 특히 고해 성사를 통해서 하느님께 돌아오면 하느님께서 언제든지 용서하십니다. 회개를 이기는 죄는 없습니다. 회개는 하느님의 은총이며 하느님의 자비가 우리에게 쏟아지도록 해서 아무것도 아닌 우리의 삶이 하느님으로 채워지기 때문에, 어떤 병이 낫는 치유나 다른 어떤 외적인 기적들 보다 회개는 우리의 삶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큰 기적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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