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주 미사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습니다. 그런데 성경에서 말하는 '말씀을 듣는다'는 것은 진짜 어떤 의미일까요? 같은 귀로 듣는다고 해도 어떤 강의를 듣는 것이나, 아니면 좋아하는 노래를 듣는 것과는 분명하게 다릅니다.
오늘 신명기 4장을 보면,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에게 이렇게 당부합니다. "내가 너희에게 실천하라고 가르쳐 주는 규정과 법규들을 잘 들어라." 모세는 자신이 하느님의 말씀을 들은 것과 같이 백성들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살아가기를 그 무엇보다 바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듣다'는 히브리어로 '샤마'라고 합니다. 이 말은 그냥 귀로 소리를 듣는 것만 뜻하지 않습니다. 마음으로 깊이 새기고, 그것을 직접 행동으로 옮기는 것까지 포함하는 말입니다.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흔하게 있을 수 있는 예를 생각해보면, 어머니가 밥을 차려놓고 방에 있는 아이를 부릅니다. “밥 먹게 손 씻고 나와라!" 아이가 대답합니다. "네, 알았어요!" 하지만 10분이 지나도 아이는 나오지 않고 하던 게임에 몰두 하고 있습니다.
어머니가 다시 가서 "너 엄마 말 안 들리니?" 그러자 아이는, "아까 알았다고 대답했잖아요!"
이 아이는 엄마의 말을 정말로 '들은' 것일까요? 귀로는 소리를 들었을지 모르지만, 어머니의 입장에서는 전혀 듣지 않은 것입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씻고 식탁으로 오는 '행동'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성경이 말하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다'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성당에서 말씀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며 큰 위로를 받았더라도, 밖으로 나가서 행동하지 않으면 성경의 뜻으로는 아직 '듣지 않은 것'과 같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듣고 행동하는 삶'을 직접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은 "내가 율법을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왔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뜻을 귀로만 듣지 않으셨습니다. 십자가를 지기까지 묵묵히 행동으로 옮기셨습니다. 예수님의 삶 자체가 바로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삶이었습니다. 그 누구도 완전하게 해내지 못한 것을 당신께서는 죽음에 까지 아버지의 말씀을 실천하시며,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는 율법을 완성하신 것입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하늘 나라에서 큰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
예수님께서 지키라고 하신 계명은 거창하거나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평범한 하루하루 속에 다 들어 있습니다. 직장에서 정직하게 땀 흘려 일하는 것, 가족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것,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작은 손길을 내미는 것. 이것이 바로 말씀을 실천하는 행동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일상에서 말씀을 먼저 실천할 때, 우리 자녀와 이웃도 우리의 모습을 보고 자연스럽게 신앙을 배웁니다. 백 마디 설명보다, 말씀을 실천하는 나의 삶이 훨씬 더 훌륭한 교리서가 되는 것입니다.
이번 한 주간, 하느님의 말씀을 머리로만 생각하지 말고 나의 손과 발로 직접 살아내는 신앙인이 됩시다. 아주 작은 사랑의 계명부터 정성껏 실천하여, 하느님 나라에서 참으로 '큰사람'이라 불리는 우리가 될 수 있도록, 샤마 공동체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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